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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편) 1달러로 바꿔준다더니? 스테이블코인이 위험한 이유

<유리별> 2025. 6. 10.

“스테이블코인은 안정적이다”

그 말만 믿고 코인을 샀던 사람들 중,

돌이킬 수 없는 손실을 본 이들이 있습니다.

분명히 1달러에 고정된다고 했는데,

갑자기 가격이 0.9달러, 0.5달러, 심지어 0.01달러까지 떨어졌던 일이

실제로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스테이블코인은 왜 위험할까요?

‘안정성’을 전제로 만들어진 이 시스템은

어떤 구조적 문제를 갖고 있을까요?

‘디페깅’ – 고정되어야 할 가격이 무너질 때

스테이블코인은 일반적으로 1달러에 고정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이 ‘고정’이 깨지는 순간을 디페깅(Depegging) 이라고 합니다.

 

디페깅이란, 쉽게 말해

“약속한 환율이 깨졌다”는 뜻이에요.

만약 1 USDT = 1달러가 아니라,

갑자기 0.93달러로 거래된다면?

그건 시장이 그 코인의 신뢰를 의심하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실제로 무슨 일이 있었나? 대표적인 디페깅 사례 3가지

1. 루나-UST 붕괴 (2022년 5월)

이 사건은 암호화폐 역사상 가장 큰 붕괴 중 하나로 기록됩니다.

UST는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으로, 테라(루나) 라는 코인과 연동돼

가치를 유지하도록 설계됐죠.

 

하지만 시장이 불안해지자

사람들은 UST를 팔고 달러로 바꾸기 시작했고,

그걸 유지하려던 알고리즘이 실패하면서

UST는 1달러 → 0.9 → 0.6 → 0.1 → 0.01 순식간에 붕괴했습니다.

 

수십만 명의 투자자가 전 재산을 잃고,

스테이블코인의 위험성이 세상에 알려진 계기가 됐습니다.

 

2. USDC 디페깅 (2023년 3월)

USDC는 미국 최대 암호화폐 결제사인 Circle이 발행한

달러 담보형 스테이블코인입니다.

 

그런데 2023년 3월,

USDC 준비금의 일부가 보관돼 있던 실리콘밸리은행(SVB) 이 파산하면서

“Circle이 준비금을 다 못 찾는 것 아니야?”라는 공포가 퍼졌고,

USDC 가격이 0.87달러까지 떨어졌습니다.

 

결국 미국 정부가 SVB 예금 전액 보장을 선언하면서 복구됐지만,

**‘실제 돈이 안전하지 않으면, 코인도 무너진다’**는 걸 보여준 사건이었죠.

 

3. 테더(USDT)의 불투명성 논란

USDT는 가장 오래되고, 유통량도 많은 스테이블코인입니다.

하지만 담보 자산의 투명성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습니다.

 

한때 USDT 준비금의 일부가

중국 부동산 채권에 투자됐다는 소문이 퍼지자,

투자자들이 대거 탈출을 시도했고

순식간에 100억 달러 이상이 빠져나갔습니다.

 

테더는 지금도 완전한 감사보고서를 공개하지 않고 있어

투자자 사이에선 “언제 터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존재합니다.

 

왜 이런 일이 반복될까? – 신뢰의 구조적 한계

스테이블코인의 핵심은 ‘가격 고정’이 아니라

신뢰 기반의 유통 구조에 있습니다.

문제가 되는 3가지

  1. 준비금 관리의 불투명성
    • “우리가 돈을 보관하고 있어요”라는 말만으로는 부족합니다.
    • 실제 어디에, 어떤 자산으로 보관되고 있는지 공개되지 않으면 신뢰는 깨지기 쉽습니다.
  2. 환매 가능성의 불확실성
    • 위기 상황에서 1 USDC = 1달러로 ‘바꿔줄 수 있는지’가 핵심입니다.
    • 환매 지연이나 제한이 생기면, 시장은 즉시 불안정해집니다.
  3. 규제 부재 또는 미비
    • 금융 기관이라면 당연히 받아야 할 회계·감사·공시 규제가
    •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에겐 ‘권고’ 수준에 머무르고 있죠.

가격이 아니라, ‘신뢰’를 보는 것이 중요하다

스테이블코인은 겉보기엔 안정적이지만

‘무조건 1달러’라는 믿음이 무너지는 순간

시장은 냉정하게 반응합니다.

 

이젠 중요한 질문을 던져야 할 때입니다.

“이 코인은 진짜 1달러만큼의 가치를 지킬 수 있는가?”

그 질문에 자신 있게 답할 수 없는 스테이블코인이라면,

우리는 더 이상 ‘안정성’이라는 단어를 쉽게 붙여선 안 됩니다.

 

다음 이야기 예고

3편에서는 미국 정부와 금융 당국이

이 스테이블코인을 어떻게 규제하고 있는지,

그리고 왜 ‘규제가 생명줄’이 되는지를 살펴봅니다.

 

“규제에 죽고, 규제로 산다 – 미국이 바꾸는 스테이블코인 판도”

다음 글에서 이어갑니다. 준비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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